창발 로드 투 테크(Road to Tech) 2025 후기
- Ada Kim

- 5월 19일
- 5분 분량
'창발의 행사는 현직 IT 종사자만 참여할 수 있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든다면, 이번에 열린 로드 투 테크(Road to Tech) 행사가 좋은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로 벌써 3주년을 맞이한 로드 투 테크는, 오롯이 테크 업계에 관심이 있는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님들을 위해 기획된 행사입니다.

로드 투 테크는 테크 산업에 대한 이해를 함양하고, 관련 진로를 준비하는 데 유익한 정보 및 조언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실제 전문가의 생생한 경험과 유용한 팁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다양한 직무와 커리어, 필요한 기술 및 자격, 업계에서의 여러 도전에 대해 알게 됩니다. 학생들의 경험과 수준에 맞춘 프로그래밍 수업 및 콘테스트 역시 준비되어 있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기술 역량을 발휘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시애틀 대학(Seattle University)의 위코프 강당(Wyckoff Auditorium)에서 오후 2시 반부터 6시 반까지 진행된 행사를 이제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비가 꽤 쏟아지는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속속 도착하며 접수장은 금방 활기를 띠었습니다.

데이비드 PM님의 사회로 올해의 로드 투 테크가 시작됐습니다. 자칫 산만해지기 쉬운 학생들의 주목을 끌며 행사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 ("Where are we?" "Road to Tech!")이 인상적이었어요.

이어 안혜선 회장님의 개회사 및 창발의 주요 활동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이번 로드 투 테크에는 워싱턴주 주지사님이 직접 축사를 보내주시며, 창발의 지역 사회에 대한 교육적 기여에 깊은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로드 투 테크의 첫번째 파트는 PM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역할 및 성장 과정을 다루는 세미나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애니(Annie) 프로덕트 매니저(PM)님과 다이애나(Diana) 개발자님이 각각 발표를 담당해 주셨습니다.

애니 PM님의 "Curious minds bulid the future" 세미나에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PM이 어떤 일을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PM은 "무엇(what)"과 "왜(why)"에 집중합니다. 사용자와, 피처와, 제품의 방향에 초점을 맞춥니다.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정의하고, "진짜" 문제를 파악하며, 해결책을 마련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결정을 내리는 일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인생역정을 거쳐야 PM이 될 수 있는 걸까요? 애니 PM님은 13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뉴잉글랜드 수학 챔피언쉽을 거머쥐고, 하키 팀 주전 멤버로 출전하고,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등, 모두가 바라는 아이비리그 진학을 위해 온힘을 다한 결과 카네기 멜론의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진짜 질문은 그 이후부터 시작됐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개발자가 아니라, PM이었습니다.
처음부터 PM이 되기 위해 인생을 설계하지는 않았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쏟아부어 입학한 학교에서, 정작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을 거듭한 끝에 스스로 찾아낸 답이었습니다.

다이애나 개발자님의 "First Steps on Software Engineering Journey" 세미나에서는, 개발자로서 살아가는 매일이 어떠한지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소프트웨어란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는 세상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핵심 도구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도구를 좀더 잘 다루고, 더 낫게 다듬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협업을 합니다. 매일매일의 작은 일이 벽돌처럼 쌓여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지요.
개발자로서의 첫번째 여정은 초등학교 때 처음 접한 로보틱스였습니다. 로보틱스에 깊이 매료된 나머지, 중학교 때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 어떤 또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시절의 수학 사랑으로 이어졌습니다. 수학 선생님은 다이애나님의 적성과 소질을 알아보고 인턴십을 도와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셨고, 이는 지금의 다이애나님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두번째 파트는 학부모를 위한 세션과 학생들을 위한 세션으로 각기 나뉘어졌습니다. 학부모들을 위해서는 전문 컨설팅 업체에서 준비한 대학 입시 세미나 및 패널 토크, 학생들을 위해서는 코딩 연습 및 콘테스트 세션이 준비되었습니다.
입시 세미나에서는, 먼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필요한 아카데믹 퍼포먼스의 수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학점만 높으면 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로드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수학 트랙을 예로 들면, 9학년에는 pre-Cal, 10학년에는 AP Cal AB 등 요구하는 수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SAT/ACT/PSAT 등 실제 치러야 하는 시험에 대해서도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준비해야 하는 과목 뿐 아니라 매년 볼 수 있는 횟수가 얼마인지, 몇 퍼센트 안에 들어야 상위권인지 등 여러 기준도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가령 PSAT는 SAT와 달리 11학년에 1번밖에 볼 수 없으며, 상위 1%에 들 경우 내셔널 메리트 세미파이널리스트(national merit semifinalist)라는 칭호를 지원서에 어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 학교의 특성상 당연히 방과후 활동(extracurricular activity)도 중요합니다. 동아리 회장이나 임원 등 리더십, 스포츠 클럽 활동, 지역 사회에서의 봉사활동, 지역 대기업에서의 인턴십, 실험실 조교 등의 리서치, 예술활동 등이 꼽히며, 특히 아시안일 경우 리더십 포지션 유무를 눈여겨 본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녀의 적성과 관심을 잘 파악하여 지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적성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추천했습니다.
아울러 창발 로드 투 테크의 코딩 콘테스트에서 수상하는 것도 방과후 활동에 포함되니, 관심있는 학부모님 및 학생분들은 내년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전문적인 입시 정보 못지 않게 생생한 경험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님들도 많은데요, 이러한 니즈를 반영한 패널 토크 역시 진행됐습니다. 한국에서 석사를 졸업한 후 UC 데이비스에서 박사를 마치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근무하는 김정훈님, 4살부터 미국 생활을 시작해 UW을 졸업하고 아마존 AWS에서 근무하는 서니 리(Sunny Lee)님,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와 UW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박사를 전공 중인 오찬석님이 각각 패널리스트로 토크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김정훈님의 경우, 학부 때는 순수 수학을 전공하다가 머신 러닝과 연계된 응용수학으로 진로를 택한 후, 수의학이 유명한 UC 데이비스에서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이전엔 테크 분야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지만, 학계를 벗어나 다른 진로를 택한 선배들의 행보를 지켜본 후 큰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서니님의 경우, UW 재학 시절 인턴십으로 현재의 팀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미 인턴십 과정에서 알고 지냈던 동료들이 선택을 내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컴퓨터공학(CS)을 전공한 이유는 CS AP 덕분이었는데요, 이때 코딩에 흥미를 느껴 CS 클럽에도 가입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CS 지망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오찬석님의 경우, 벨뷰 지구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이때 개인적 취미인 바둑을 에세이에 녹여낸 게 진학 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부족한 영어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하게 클럽 활동을 했으며, 이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입시 이후의 미국 대학교 생활은 얼마나 어려울까요? 어렵고 쉽고를 떠나 미국 학부에서는 공부량이 정말 많다고 합니다. 많이 하고 잘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학부 이후 대학원 생활에서는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하는데, 연구 사이클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경험해본 게 직장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학계 경험이 있는 만큼 기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여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전공인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 어떨까요? 부모님이 원하는 전공을 자녀도 과연 좋아할까요? 개발자 입장에서 바라볼 때, 부모님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게 된 건 부모님의 결정이 아니라, 전적으로 본인의 흥미를 따른 결정이라고 하네요.

학부모님들이 입시 세미나 및 패널 토크에 집중하는 사이, 학생들은 코딩 연습 혹은 코딩 콘테스트에 참여했습니다. 코딩 연습 세션에서는 먼저 네이트 PM님이 딜라잇이엑스(Delightex)를 활용한 블록 코딩을 시연했습니다. 딜라잇이엑스는 어린이를 위한 3D 창작 및 코딩 프로그램으로, 경험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가상공간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후 약 30분간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인터랙션, 루프, 로직 등을 자유롭게 코딩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테마는 "Create mini world"로, 각자 만들어 보고 싶은 3D 세계를 제작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질문이 있는 학생의 경우, 네이트님 및 여러 보조 선생님들에게 1:1로 도움을 받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연습을 마치고 약 1시간 동안, 학생들이 블록 코딩으로 구현한 "세상"을 하나하나 화면에 보여주며 직접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로켓, 빌딩숲, 바닷속 오르카 등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다양한 세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코딩에 능숙한 학생들은 코딩 콘테스트에 직접 참여해 실력을 뽐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각기 나뉘어 2시간 동안 해커랭크(Hackerrank) 웹사이트의 문제를 풀어 제출하는 것이었는데요. 2시간 내내 모두가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코딩 콘테스트 시상식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초, 중, 고 부문마다 각각 1등을 한 학생에게 멋진 상패와 상품이 수여되었습니다. 초등부에서는 알렌 김(Allen Kim) 학생이 1등상을 수상했습니다.

중등부에서는 지오 김(Gio Kim) 학생이 1등상을 수상했습니다.

고등부에서는 최수혁(Soohyuk (John) Choe) 학생이 1등상을 수상했습니다.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이날의 로드 투 테크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인지라 많은 분들이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여 진행했습니다. 모쪼록 테크에 관심있는 지역사회 학부모님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진로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랍니다. 아울러 어떤 행사일지 잘 몰라 참여를 미루셨던 분들께도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물심양면으로 수고해 주신 회장단과 운영진, 그리고 자원봉사자님들에게 큰 감사를 드리며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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