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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 Kim

코로나19 시대의 생생한 재택 근무 경험담

다들 잘 지내고 계시나요?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 19로 예상치 못하게 시작된 장기 재택근무.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집에서 일한다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은 요즘입니다. 창발 회원님들께서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그 생생한 재택 근무 경험담을 공유합니다.


 

먼저 아마존에서 근무하시는 김동찬 님께서 재택을 하며 느낀 경험담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마존 알렉사에서 언어 이해 관련 작업을 하는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입니다. 처음에 재택근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출근 시간에 따른 부담감이 줄어들고 하루 일정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넘게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단점들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더군요. 우선 팀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얼굴을 보며 직접 소통하면 10분이면 끝날 내용도, 채팅이나 컨퍼런스 콜로 하니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는데 시간이 배 이상 걸리더군요.

그리고 두번째로, 의외로 하루 일정에 대한 결정권을 내가 온전히 갖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엔 장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재택근무의 경험이 없었던 제 경우 오히려 일상 생활과 근무 시간의 경계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일에 잠깐 집중하다 보면 보통 밤 8-9시까지 일하는 게 태반이고, 심지어 새벽까지 일에 매달리는 날도 정말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 같아 이제는 좀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캘린더에 일정 시간을 지정해서 운동하는 시간도 따로 내고, 퇴근 시간 알람도 맞춰 두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긴 하지만, 캘린더를 통해 알람이 오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질 기미가 보여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오버타임으로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부디 번아웃을 겪지 않도록 일상을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


(동찬님께서 공유해주신 집안 사무실 사진입니다)

 

카카오에서 UX 리서쳐 겸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근무하시는 에이다 님께서도 경험담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카카오에서 추천 시스템 관련하여 UX 리서치 및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말부터 현재까지 계속 재택근무를 진행 중인데요. 팀내 대다수가 개발자 아니면 데이터 애널리스트라 협업에 큰 문제는 없는 편이지만, 사람들이 호소하는 어려움 중 하나로 면대면에서 오는 인간적인 소통이 부족해졌다는 점이 있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소통 대부분을 슬랙에서 해결하고 있는데요. 가령 평소 다같이 커피나 차를 내려 마시던 모임의 경우 따로 슬랙 채널을 개설하여 그날그날 각자 내린 드립커피나 더치의 사진을 올리거나, 지금 마시는 와인을 찍어 올리고 품평을 하기도 합니다. 일을 하다 잠시 쉬고 싶을 때는 채널에 올라온 사진이나 다른 사람들의 코멘트를 보고 함께 잡담을 하면서 사람이 고픈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풀 수 있습니다.

(아침과 저녁에 먹으려고 주문한 재택 커피입니다. 흰색 뚜껑이 라떼, 검정색 뚜껑이 아메리카노.)

유연근무제라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오프 채널도 따로 개설되어 있어 다른 사람들이 알아야 할 변동사항이 있는 경우 그때그때 그곳에 업데이트를 합니다. ‘오늘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오프/근무하겠습니다' 라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곳에 적어두면, 혼자서 마음속으로 시간을 정해두고 일하는 것보다 조금 더 효과적으로 시간을 컨트롤하게 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전과 오후 근무 장소를 바꿔서 일하고 있는데요. 오전에 식탁에서 일했다면 오후에는 개인 책상에서 일하거나, 마스크를 끼고 손소독제를 구비해 가까운 스타벅스에 가는 식입니다.

모쪼록 앞으로도 계속될 재택근무에 지지 마시고 모두 각자에게 가장 잘 맞는 루틴을 찾아 성공적으로 적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인 Hiya에서 일하고 계시는 여상호님께서도 아이들과 함께 재택근무하는 이야기를 공유해 주셨습니다. 저는 본격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이제 약 3주쯤 되어 갑니다. 초등학생 두 명에 유치원 한 명, 이렇게 세 명의 아이들에다 강아지까지 다 함께 집에 꼬박 붙어 지내야 하는 재택근무인지라, 마음 편하게 제 일만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제가 꼭 일해야 하는 시간에는 아내가 아이들을 챙겨주기 때문에, 일에 집중해야만 할 때나 중요한 미팅에 참여할 때는 큰 문제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스타트업이라 많은 돈을 쌓아두고 회사를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 때문에 경영진에서는 경제 상황 및 주변 회사들의 동향을 매주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분기 OKR 미팅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질문이 많고, 다양한 상황을 이리저리 따져보는 와중입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과 헝가리에도 같이 일하는 팀이 있어서, 코로나19의 여파가 얼마나 글로벌한지도 회사 내에서 자연스럽게 공유가 됩니다.

많은 회사들이 WFH으로 무장한 채 구글, 줌, 슬랙의 3종 세트로 더욱더 많이 떠들고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간단하게 얼굴 보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슬랙이나 줌을 써서 이야기하려고 하니, 미팅도 훨씬 잦아지고 이런저런 지연도 발생하는 편입니다. 부서별로 좀 다르겠지만, 개발팀 같은 경우 일하는 건 집에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영향을 받는 팀은 아무래도 고객들을 직접 만나서 자주 미팅을 해왔던 세일즈 팀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 다른 회사들도 비슷하겠죠?



(VR로 롤러코스터라도 타면서 일하다 놀기) 전 직원이 격주로 참석하는 All-hands 미팅은 물론이고, 다양한 주제로 줌 Happy hour도 하며, 심지어 줌에서 제공하는 Breakout room 기능까지 동원해서 간단한 워크샵도 진행을 해봤더니 뭐 할 일은 다 잘 하고 있는 듯합니다.


(Zoom으로 각자 집에서 참석한 All Hands 미팅)


아이들과 지내는 것도 저의 경우에는 큰 부분입니다. 아이가 많기도 하고, IT기기를 웬만하면 많이 접하지 않게 하고 싶은 아내의 의지도 있는데, 이번에는 학교에서 하는 온라인 교육, 한글학교에서 하는 온라인 수업으로 1인 1컴퓨터 또는 태블릿을 안 줄 수가 없게되었네요.


첫 주는 집안에 IT담당자가 되어서 WiFi도 좀 더 빠르게 하고, 컴퓨터에 필요한 SW설치도 하고, 계정 설정도 해주고 등등 세팅을 해주느라 시간을 보내고, 중간 중간 요청이 오면 지원도 해주고 있습니다. Bellevue지역 학교에 다니는 저희 애들은 저와는 달리 Microsoft 제품 천국입니다. Teams와 OneNote가 중심이며, Office365를 사용하는데, 한글학교는 또 Zoom에 Seesaw라는 온라인 교육서비스까지 참 다양하기도 합니다. 저희 집은 가능하면 학교와 비슷한 구성으로 하루를 보내게 하려고 하고 있는 중입니다. 각자 그날 할 공부도 하고, PE시간도 있고, 셋이서 같이 노는 시간에 TV보는 것 까지. 짜여진 시간과 내용이 아니면 그냥 무기력 하게만 하루를 보내야 해서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학기가 끝난다는 소식을 들으니, 오히려 아이들이 불쌍해지네요.


(한글학교 온라인수업 중인 아이들)


이런 생활 속에서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이 잘 지내고 있는것 같습니다. 감사하게 월급도 나오고,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생필품은 살 수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는 부분은 어쩔 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재택근무가 길어지는 이 상황에서 결혼 하신 분들이 꼭 챙겨야 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상대 배우자인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좀 더 신경을 쓰고, 일 하지 않는 시간에는 더 돕고 같이 스트레스 풀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서 생활해야 이 기나긴 코로나19 바이러스 격리기간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엄마들 사이에서 격하게(?) 공감하는 생활규칙)

 

이렇게 삼인삼색의 재택근무 경험담을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귀중한 경험 나눠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으시는 창발 회원님들의 건강하고 규칙적인 재택근무를 함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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