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발 테크 서밋(CTS) 2025 후기
- Ada Kim

- 10월 17일
- 6분 분량
최종 수정일: 10월 19일
지난 10월 11일, 서북미 최대 한인 테크 컨퍼런스이자 창발의 연례 행사 중 가장 그 규모가 크고 성대한 창발 테크 서밋(Changbal Tech Summit, 이하 CTS)이 열렸습니다. 벨뷰의 메이든바우어 센터(Maydenbauer Center)에서 개최된 CTS 본 행사에는 무려 300명이 참석해 주셨으며, 네트워킹 파티 역시 200명이 신청하셔서 마지막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배움과 소통의 열기로 뜨거웠던 CTS 2025의 이모저모, 지금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오후 1시에 행사장 문이 열리자마자 참여자분들이 줄지어 등록해 주시는 가운데, 여러 후원사 부스도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1년에 한번씩 여기서 아는 얼굴을 다시 본다"고들 하는데요, 그 말씀처럼 화기애애한 네트워킹의 현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후 1시 40분, CTS 2025의 막이 올랐습니다.
먼저,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함께해 주신 여러 후원사를 소개했습니다.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주 시애틀 총영사관과 토스가 힘을 보태주셨고, 플래티넘 스폰서로 네이버, 몰로코, 박영진 부동산, 그리고 골드 스폰서로 K-스타트업 센터와 알래스카 에어라인이 도와주셨습니다. 모든 후원사에게 다시 한번 머리숙여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이번 행사를 총괄하신 창발 안혜선 회장님의 오프닝 리마크가 이어졌습니다.
오프닝 리마크에서는 창발이 2025년 총 회원수 2,000명을 넘기며 서북미 최대의 한인 테크 단체로 부상했으며, 제 19회 세계 한인의 날을 맞이하여 국무총리상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기쁜 날을 맞이하여 역대 창발 회장님들이 영상으로 보내주신 인삿말과, 그간 봉사해주신 역대 운영진 분들의 사진도 깜짝 등장했습니다.

매년 창발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시는 서은지 총영사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지금의 한국이 전세계에 떨치는 위상이 어떠하며, 앞으로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할 AI가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그리고 AI 시대의 리더십은 무엇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혜안을 전해주셨습니다.

올해의 키노트 스피커는 몰로코의 안익진 대표님으로, "몰로코 이야기" 라는 소탈한 제목 아래 몰로코가 걸어온 10년의 여정과 또 다른 10년을 위한 비전을 보여주셨습니다. 지난 4년간 무려 300배 넘는 매출 성장을 보여준 몰로코에게도,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쉽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여정을 크게 3개의 챕터로 나누어 설명해 주셨는데, 각 시기마다 투자자들이 던졌던 화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파산 위기에 처하며 온갖 고생을 겪었던 챕터 1에서는 "Is Open Internet big enough?",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챕터 2에서는 "How big is the performance advertising?"이었으며, 이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챕터 3에서는 "What's beyond Unicorn?"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매우 신경쓰였지만 돌이켜보니 중요하지 않았던 질문에는 "팀에 한국인이 많아요, 미국인이 많아요?" "한국인이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300전 300패인데?"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각 시기마다 몰로코의 성장동력이 되었던 기술도 짚어주셨는데, 2016년에는 로지스틱회귀(Logistic regression), 2018년에는 딥 뉴럴넷(DNN), 2021년엔 트랜스포머(Transformer), 2024년에는 CPU라고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AI 시대가 빠르게 엄습해오는 가운데, 빠른 기술적 레버리징이 얼마나 긴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케 됩니다.
그 다음 순서는 메인 스피치로, 두 분의 연사를 모셨습니다. 먼저 수많은 분들의 멘토이시자 현재 구글 딥마인드에서 Principle UX Design Lead로 계신 김은주 님께서 "AI 시대의 리더십"에 대해 강연해 주셨습니다.

30여년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UX 디자이너로 일해 오셨지만, 지금은 경험하신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라 합니다. 먼저 대화형 AI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이제 대화형 AI 제품의 UX에서, 인터랙션 방식은 바이너리 인풋에서 열린 인풋(open-ended)으로, 유저의 역할은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확성, 설명 가능성, 윤리적 책임, 대화 능력이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릅니다. 비결정적 결과물과 환각, 프롬프트 민감성 역시 앞으로 고려해야 할 특성입니다.
트렌드를 쫓아가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불확실성에 모두가 고민이 많은 가운데, 우리는 어떤 인재상을 지향해야 할까요?
김은주 님은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Unlearn & Relearn"을 꼽았습니다. 이전에 쌓았던 고도화된 스킬을 버리고 기꺼이 새로운 배움을 받아들여 해볼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의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각자가 지닌 유니크한 개성을 발휘하는 것 역시 이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꼭 필요하다는 것이죠.

CTS를 위해 한국에서 기꺼이 찾아와 주신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코리아의 이기대 센터장님께서는, "덕업일치 백세시대"라는 제목으로 강연해 주셨습니다.
20여년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직장 생활과 사업을 성공적으로 병행해 오신 이기대 센터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커리어 조언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아직 젊을 때, 즉 20대와 30대의 직업 선택은 흔히 그 당시에 지닌 결핍을 푸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반드시 직업에 대한 만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좋은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며 어떤 결핍을 지녔는지, 그 결핍을 어떻게 풀고 있는지 의식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직업의 본질은 보람이며, 내가 아침에 일어나 기쁘게 출근하고 동료들에게 기쁘게 인사할 수 있는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아울러 미국 생활과 한국 생활이 지닌 각각의 장점을 들어,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정부 주도하에 2021년 피크 이후에도 꾸준히 13조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2024년 중소기업 지원법 개정으로 인해 한국에서도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합니다.
앞으로 미국에 오셔서 비영리 단체로서 사람들을 연결하고, 미국으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의 소식을 전하며 활발히 활동하실 예정이라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주목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쉬는 시간 역시 강연 못지않게 열기가 넘쳤는데요. 즐겁게 얘기 나누고, 연사님들께 직접 궁금했던 질문을 여쭈고, 새로운 분들을 만나 영감을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 순서는 세 분의 연사를 한 자리에 모신 스팟라이트 토크로, 주제는 "Leadership and Tech in the AI era"였습니다.

먼저 넷플릭스에서 시니어 리서치 엔지니어로 일하시는 장명하 님께서 "Towards AI-enhanced engineers" 라는 제목으로 강연해 주셨습니다.
러다이트 운동에서 알 수 있듯 신기술은 언제나 두려움을 가져다주지만,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AI가 아니라 그 AI로 "무장한" 다른 사람들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지금의 직업을 지키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AI를 통해 우리의 창의력과 지성, 재능을 어떻게 확장하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이어 코딩, 글쓰기, 읽기, 연구, 생각, 미팅, 발표 등 여러 삶과 업무 영역에서 어떻게 AI 도구를 활용하는지에 대한 본인의 경험담 및 노하우를 공유해 주셨는데요. 제머나이 헤비 유저 입장에서 매우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운전석"에 앉는 것, 즉 전략적으로 AI를 가이드하여 새로운 문제를 풀며, AI가 만들어낸 아웃풋을 어떻게 검증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다음은 매사추세츠 대학의 이승훈 교수님께서 "Leveraging Machine Learning and Wearable Technologies for Stroke Rehabilitation" 라는 제목으로 강연해 주셨습니다.
뇌졸중 환자들의 증상을 판단할 때, 지금까지는 실험실에서 환자들에게 손을 들어올리게 한 후, 동작을 관찰해 시트지에 평가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주관적이면서도 부정확하지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머신 러닝 기법을 활용하여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움직임을 측정하고, 그 손상 정도를 정량화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digital biomarker)를 개발하셨다고 합니다.
손상 정도에 대한 실측 정보(ground truth)가 없었을 뿐더러, 그 결과를 검증하는 통계 프레임워크 역시 새롭게 개발해야 했습니다. 21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 22,836 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되었으며, 이를 좀더 확장 가능한 규모로 상용화하기 위해 펀딩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세상에 많은 도움을 주는 연구가 꼭 활용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은 쉴드 AI에서 스태프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시는 김누리 님께서 "Al, Robots, and You: A Designer's Journey to Tomorrow" 라는 제목으로 강연해 주셨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어져 온 인생 여정과 더불어, 그간 우버 및 여러 스타트업에서 자율주행 관련 제품을 디자인하며 "AI는 솔루션이 아니라 기술의 한 부분일 뿐" 이란 점을 크게 체감하셨다고 합니다. 현재 일하고 계신 쉴드 AI는 피지컬 AI(Physical AI) 회사로서, 로봇에서부터 드론까지 다양한 AI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프리 힌튼의 말에 따르면 이제 곧 "로봇의 골든 에이지"가 다가올 것이라 하는데요. 실제로 우버에 계실 때만 해도 자율주행을 시뮬레이션하는 작업은 시간과 비용이 대대적으로 드는 일이었는데, 이제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모션 모델, 월드 모델 등 다양한 플랫폼 및 프레임워크가 등장하여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압도적으로 빠른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앞으로 도래할 AI 세상에서 가져야 할 디자인 원칙은, "왜" AI로 시간을 절약하는지 상기하고, "무얼" 할지 정의할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며, 그 과정에서 발견의 기쁨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하네요.
참여하신 분들이 좋은 강연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Food for thought"도 알차게 제공되었습니다. 역시 컨퍼런스를 들을 때는 맛있는 간식이 필수죠.

속을 든든히 채우고 돌아오신 참여자분들을 위해 마지막 순서인 패널 토크가 시작됐습니다. "Breaking the Bamboo Ceiling" 이라는 제목으로 네 분의 패널리스트가 참여해 주셨는데요.
먼저 네이버에서 헤드 오브 데이터로 계신 김진영 님께서 패널 토크의 모더레이터를 맡아주셨습니다. 테슬라에서 헤드 오브 프로덕트로 계신 하워드 님과, 링글에서 헤드 오브 테크 앤 데이터로 계신 위세욱 님, 그리고 소노스에서 SW 서비스 앤 플랫폼의 디렉터로 계신 제이드 님께서 패널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번 토크의 핵심은 역시 "대나무 천장 깨기"에 대한 조언이었습니다. 하워드 님의 경우 대나무 천장은 분명 존재하지만, 일부는 동양인의 소극적인 성향이 만들어낸 장벽일 수 있다며, 뛰어난 실력과 적극적인 자기주장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제이드 님께서는 명백한 차별을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며, 깨기 어려운 '강철' 같은 천장을 마주했을 때는 그 환경을 떠나 자신을 인정하고 성장시켜주는 곳으로 옮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위세욱 님은, 인종 문제가 아니라 소통 및 영향력 같은 리더십의 부족이 진짜 문제였다고 진단하며,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멘토를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AI 시대에서 살아남아 계속 나아갈지에 대한 조언 역시 와닿았는데요. 위세욱 님은 이제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분석적 사고 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채용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이드 님은 보유한 기술력 그 자체보다는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보다 높이 평가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하워드 님 역시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공감 능력 등 소프트 스킬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으며, 진정성 있는 인간적 소통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패널 톡을 마지막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영감과 깊은 통찰을 준 강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CTS의 전통, 신나는 래플 타임이 돌아왔습니다.
올해도 마샬 스피커, 에어팟 프로, 킨들 스크라이브, 메타 레이밴 등 누구나 갖고 싶어할 법한 쟁쟁한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KSEA 시애틀 챕터 알론 회장님과 KSC 정해준 소장님 등을 비롯하여, 여러 후원사에서 몸소 추첨을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올해 CTS만의 깜짝 선물! 새롭게 후원사로 참여해 주신 알래스카 항공에서 무려 시애틀-서울 왕복 항공권 2매를 선사해 주셨습니다. 창발의 회장님과 의장님께서 직접 추첨을 도와주셨습니다. 당첨되신 분들이 진심으로 너무나 부럽습니다.

이것으로 창발 CTS의 모든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본격 네트워킹 파티가 시작됩니다.

널찍하고 아늑한 파티 장소에 도착하니 어느 새 프라이드 치킨, 양념치킨, 에그롤, 김밥 등 맛있는 음식 뿐 아니라, 다양한 와인과 맥주, 음료 역시 한가득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발빠르게 도착해서 미리 준비해 주신 운영진 분들 덕분이지요.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한창 흥이 오를 때쯤 미리 준비한 도네이션 룰렛 타임이 시작됐습니다. 상품은 미니덕과 야광반지, 와인이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머리에 미니덕을 단 사람들이 여기저기 늘어났습니다.

도네이션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잠금해제해 주신 여러분들, 최고!

이것으로 CTS 2025에 대한 후기를 마칩니다. 먼 길 와주신 참여자 분들과 여러 스피커 분들, 후원사, 그리고 귀한 시간을 내어 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애써주신 모든 운영진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Changbal Tech Summit 2025 Spons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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